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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어느 날 세렝게티 초원을 호령하던 사자왕이 세상을 떠났다.
실사판 ‘라이언 킹’이라 불렸던 밥 주니어와 그의 형제 트리그베가 숨진 것이다.
밥 주니어는 7년 동안 세렝게티 초원의 왕으로 군림했다. 잘생긴 외모 덕분에 유명세도 얻
었고 강한 힘으로 무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결국 젊은 사자들의 공격을 받아 생을 마감했
다고 한다.
사자 세계에서 이런 싸움은 흔한 일이다. 우두머리가 늙거나 때론 다른 수컷들이 그의 통제
에 불만을 가질 때 일어난다고 한다.
하지만 밥 주니어는 젊은 사자들이 공격해 오자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자들과 격한 싸움을 벌이지 않고 순순히 운명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 기사를 읽으며 사진 속의 사자를 보니 그 눈빛과 모습이 왠지 쓸쓸하고 슬퍼 보였다.
그리고 문득, 인간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대부분은 세렝게티의 사자왕처럼 초원을 지배한 것 같은 대단한 적은 없었지만,
가족을 위해 일하고, 조직을 이끌며 야생 같은 사회에서 치열하게 살아왔다.
언젠가는 나도, 우리도 자리를 내어주어야 할 순간이 오면 사자왕이 떠난 것처럼, 다음
세대를 위해 의연하게 비켜서야 한다.
누구에게나 그런 시간은 찾아온다.
언젠가 내게 자리를 내주었던 부모님과 선배들처럼,
우리도 자연스럽게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그때가 오면, 사자왕 밥 주니어처럼 의연하게 자리를 비켜주고
담대하게 마지막을 맞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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