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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비밀서재

웰다이닝(Well-Dying), 잘 죽는다는 것에 대하여

by 우아한 아빠 2025.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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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준비하는 삶, 그것이 진정한 웰빙의 완성 아닐까요?

우리는 흔히 "웰빙(Well-being)"을 말합니다. 건강하게, 즐겁게, 오래 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지요. 그런데 가끔은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게 됩니다.
"오래 사는 삶, 그 자체가 과연 축복일까?"

오래 사는 삶이 축복이 되려면

단순히 수명이 길어지는 것만으로 삶이 더 행복해진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의미 있고, 존엄하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평온하게 이별할 수 있다면 그 삶은 비로소 축복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기에 저는 '웰다이닝(Well-Dying)', 즉 '잘 죽는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이 개념은 최근 서서히 사회적 관심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에겐 낯설고 조금은 무거운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죽음을 막연히 두려워하기보다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웰빙'의 완성이 아닐까요?

 

강릉 강문해변 바닷가에서 동해를 바라보며

 

돌아가신 장인어른과 장모님을 통해 다시 생각하게 된 '삶의 마무리'

얼마 전 돌아가신 장인어른은 마치 제주도 영화 _"폭삭 속았수다"_의 관식이처럼, 오로지 가족을 위해 자신을 아낌없이 내어주신 분이셨습니다. 조용한 희생, 한마디 불평도 없이 묵묵히 가족만을 바라보며 살아오셨던 그분의 인생은, 제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혼자 남겨지신 장모님. 표면적으로는 평안한 일상을 보내고 계시지만, 홀로 감당해야 하는 삶의 몫이 얼마나 큰지를 곁에서 지켜보며 느낍니다. 무엇보다 두 분 모두, 늘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먼저 걱정하고 먼저 양보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삶을 잘 마무리할 수 있을까?
진정으로 사랑하는 이들에게 무엇을 남겨주는 것이 가장 따뜻한 이별일까?

그 해답을 쉽게 말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건 그 질문을 미루지 말고 지금부터 준비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죽음에 대한 대화, 가족과의 솔직한 공감이 먼저입니다

가장 가까운 사람과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특히 아내와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죽음이라는 주제를 꺼내는 것이 어색하거나 두려울 수도 있지만, 솔직한 대화와 공감은 삶의 끝을 더 아름답게 준비할 수 있는 첫걸음이 됩니다.

적절한 시간에 아내에게 이런 질문을 건네보려 합니다.
“당신은 나중에 어떤 모습으로 떠나고 싶어?”
그 질문을 통해 서로의 바람을 나누고, 막연한 두려움 대신 따뜻한 이해를 나누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전문가의 조언: 웰다이닝은 '삶을 사랑하는 방식'입니다

웰다이닝은 단순히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 아닙니다. 삶의 마지막까지 존엄을 지키고, 후회 없이 살아가기 위한 준비이기도 합니다.

호스피스 완화의료 전문의 이승희 박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웰다이닝은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남은 시간을 더욱 깊이 있게 살아가는 과정입니다. 가족과의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존엄한 죽음을 위한 정보 공유 등은 남겨진 가족에게도 큰 위로가 됩니다.”

또한 상담심리 전문가들은 죽음에 대한 불안은 회피할수록 커진다고 조언합니다. 오히려 죽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삶의 유한성을 인식할 때,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더 의미 있게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것들

  1.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해보기
    → 연명치료에 대한 본인의 의사를 미리 남겨두는 제도입니다.
  2. 아내(또는 가족)와 삶의 마지막에 대한 대화 나누기
    → 어떤 방식으로 떠나고 싶은지, 무엇을 남기고 싶은지 이야기해보세요.
  3. 삶의 매 순간에 감사하며 살아보기
    → 죽음을 의식할수록, 삶이 더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마무리하며: 죽음은 삶의 일부입니다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은 삶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더욱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방식이라고 믿습니다.
웰다이닝은 결국 '잘 죽기'가 아니라 '더 잘 살기' 위한 노력이 아닐까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삶의 끝을 준비하는 대화는, 오히려 지금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줍니다. 오늘 하루, 가까운 사람과 이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나눠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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